2025.04.04 (금)

  • 맑음동두천 11.1℃
  • 맑음강릉 12.6℃
  • 맑음서울 11.9℃
  • 맑음인천 8.9℃
  • 맑음울릉도 9.4℃
  • 맑음충주 14.0℃
  • 맑음대전 13.8℃
  • 맑음대구 15.6℃
  • 맑음전주 10.5℃
  • 맑음울산 11.1℃
  • 맑음광주 12.9℃
  • 맑음부산 11.5℃
  • 구름많음제주 11.3℃
  • 맑음천안 11.8℃
  • 맑음고흥 10.5℃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대구섬유 산업 새로운 100년을 향해 첨단산업으로 탈바꿈해야

대구섬유산업 100년과 시민의식 토론회
단순한 산업 재편이 아니라 혁신적인 발상의 전환 필요성 제기돼

연방타임즈 = 고순희 기자 |

 

국제적인 섬유도시로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대구에서 ‘대구섬유산업 100년과 시민의식’이라는 주제로 시민토론회가 지난 26일 대구섬유박물관에서 개최됐다.

이와 함께 2025년 대구시민주간을 맞아 지역 박물관과 관련한 다채로운 행사들도 열릴 예정이다,

 

이날 행사의 행사의 발표 주제는  ‘대구섬유산업의 발자취에 나타난 상인정신’에 따라, 100년 대구섬유의 재탄생을 위한 시민 참여형 문화기반 조성을 제안하는 것이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대구섬유산업의 미래를 위한 방안으로 시민이 참여하는 융복합적 환경의 대구섬유의 역사와 제품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과 경제와 문화 관광 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됐다.

특히 단순한 산업 재편이 아니라 혁신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며 문화와 관광을 결합한 전략과 함께 AI와 스마트팩토리, 온라인 쇼핑 등을 결합한 국제적인 네트워크와 국제적인 직거래에 방안 모색 등 분야별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대구섬유산업의 역사와 성장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제 강국으로 부상하는 데 있어 섬유산업, 특히 대구섬유산업은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 1912년 대구 지묘동에 근대적 섬유기계(직기)가 도입된 후, 동력기의 활용과 함께 대구섬유산업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1913년 대구에 전기가 공급되면서 섬유 생산량이 크게 증가했고, 세계적인 섬유 수요를 충족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1900년대 전반기에 이미 대구섬유는 국내 뿐 아니라 만주벌판 등지로의 직접적 시장개척을 활발히 전개하였다. 당시 상권의 중심지는 서문시장이 있었다. 상업자본이 산업자본과 융합하는 융성기였다.

 

1960년대 이후 대구섬유는 미국, 중국(홍콩), 중동, 유럽, 중남미, 일본 등 세계 각지로 시장을 넓혀나갔다. 당시 대구 섬유업계 종사자들은 불편한 교통 여건 속에서도 해외 바이어를 만나기 위해 36시간 이상을 이동하는 등 열정적인 노력으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했다. 그 결과 1980년대에는 연간 생산량이 내수 공급량을 초과하여 세계 각지로 수출되었으며, UN 회원국 수보다 더 많은 지역에 공급될 정도였다. 이 시기 대구 섬유산업은 대한민국 무역수지 흑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처럼 대구섬유가 글로벌브랜드화 하던 시절, 무역성장사에는 대구섬유인을 중심으로 형성된 상인정신이 투철한, 자칭 ‘대구섬유무역사관생도’가 있었다. 이들은 소위 종합상사맨, 세계한상, 글로벌마켓터, 슈퍼바이저 등이라 불리워지기도 하였다.

1980년대말 한 원로 섬유인과 면담한 바를 회고하면, “지금 대구섬유의 연간 공급물량은 원단 길이로 보면 지구를 쉰 두 바퀴 두르고도 넉넉히 남을 걸...” 이라고 할 정도였다. 당시 우리나라 무역수지 흑자의 사할 가까이를 섬유류가 점유하였고, 지역 한 기업의 생산직 고용 규모가 13만여명에 이르기도 하였다. 이에는 밤낮 피땀어린 근로적 긍지의 천의무봉형 섬섬옥수가 있었다. 그리고 대구시민의 칠할 가까이가 직간접적으로 섬유와 연관한 생업을 영위하였던 시절이기도 하였다. 당연히 자부심과 열정도 대단했다. 기업인, 상인 뿐 아니라 많은 시민이 공감하는 바 였다.

섬유산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각종 관심도 높았다. 경제개발계획의 중심에 섬유산업이 있었다. 1998년 밀라노프로젝트 1단계가 착수되었다. 현재 대구섬유 지원기반의 대부분이 이에 의해 조성되었다. 2002년 제1회 대구국제섬유박람회(Preview In Daegu)가 개최되었다.

 

사실 대구섬유의 역사는 매우 유구하다. 사료에 의하면 기원전 41년부터 국가가 농잠(農桑)을 장려한 이래 2000여년의 그 역사적 찬란한 문명 유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무역의 기록도 있다. 특히 신라방 등을 통한 중국(당나라)과의 교류가 활발하였으며, 일본(왜)을 비롯하여, 중동(사라센), 이탈리아(로마) 등에 이르기 까지 우리나라 섬유(견직물-실크)의 교류 사료가 있다. 대구시사에 의하면, 대구는 108년 신라에 병합된 이후 261년 달벌성을 쌓았으며, 689년 신라 왕경의 천도가 논의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행정명은 757년 대구(大丘)로 하였다가 1778년 대구(大邱)로 개칭되었다. 참고로 ‘섬유(纖維)’의 용어는 1935년 개발된 나일론(Nylon)에서 기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구섬유산업의 위기와 재도약 필요성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세계적인 공급 과잉과 첨단 설비 경쟁에 밀리며 대구섬유산업은 구조조정의 길을 걷게 되었다. 변화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 대구섬유산업의 부활을 위한 혁신적인 정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세계적으로 섬유산업은 농업과 함께 국민생활의 기초적 기반을 이루며, 많은 선진국들이 일정 규모의 섬유 생산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섬유산업은 단순한 제조업을 넘어 문화와 관광을 결합한 새로운 성장 모델을 구축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대구섬유산업도 단순한 생산을 넘어 문화와 관광이 어우러진 혁신적인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다행히 대구섬유는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 아직 장인도 많고, 제품도 다양하고, 제반적 제조 환경과 시장도 있다. 역사도 있다. 그리고 대구광역시에는 전국 유일의 ‘섬유패션과’도 아직 존속하고 있다. 엄청난 장점이자 자산이다. 과거에는 정부에 섬유국이 있었다.

참고로, 본 주제와는 별도 사항이지만 현재 트럼프 미국대통령도 제2기 정책의 우선 순위로 자국 제조업 기반의 재탄생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특정 지역민을 위한 그 지역의 개발과 일자리 창출이 목표이다. 여기에서도 상인정신을 앞세우고 있다. 따라서 한미FTA가 염려되기도 한다.

 

대구섬유의 랜드마크화 필요

현재 대구섬유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대구섬유를 직접 보고 경험하고 싶어하지만, 이를 위한 적절한 시설과 안내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대구섬유산업의 역사적 흔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관련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Daegu Textile Complex)를 활용한 ‘대구섬유의 랜드마크화’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미 공익적 기반으로 조성된 이곳을 시민 행사와 국제행사의 중심지로 적극 활용하고, 인근 박물관 및 문화유산과 연계하여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더불어 AI, SNS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한 섬유산업 홍보와 마케팅이 병행된다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시민과 함께하는 대구섬유산업 재탄생

대구섬유산업의 미래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과의 소통과 공감대 형성이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융복합적 환경을 조성하고, 대구섬유의 역사와 제품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또한, 이를 통해 지역 경제와 관광 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제는 단순한 산업 재편이 아니라 혁신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문화와 관광을 결합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고, 이를 통해 대구섬유의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 할 때이다.

이번 ‘대구섬유산업 100년과 시민의식’ 시민토론회가 일회성 행사가 아닌, 대구섬유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를 위해 대구시와 관련 기관들이 체계적인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시민과 함께하는 실질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본 기사는 2025년 대구시민주간 행사 중 개최된 ‘대구섬유산업 100년과 시민행사(2025년 2월 26일)’ 시민토론회에 패널로 참여한 박원호 사단법인 위드더월드 이사의 기고문입니다.

 

 

박원호 사단법인 위드더월드 이사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