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타임즈 = 이효주 기자 |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가계신용(잠정)을 보면, 지난해 가계 빚이 사상 최고인 1,927조 원까지 치솟았다. 30대를 중심으로 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열풍이 불면서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다만 정부가 4분기에 금융권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며 대출 문턱을 높여 가계 빚 증가 속도는 주춤해졌다.
전년 말 대비 41조8,000억 원이 불어난 것으로, 2020년 4분기 통계 공표 이래 역대 최대치다. 30대를 중심으로 한 주택 구입 열풍에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활발했던 결과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거나, 외상으로 물품을 구입한 대금을 합한 것이다.
하지만 증가세의 기울기는 조금 완만해졌다. 4분기 가계신용은 전분기 대비 13조 원 증가했다. 이는 주택 매매가 활발했던 지난 2분기(13조4,000억 원), 3분기(17조1,000억 원)의 증가폭보다는 축소했다. 지난해 9월 이후 대출금리 인상 등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가 좁아진 영향이다. 실제 수도권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2분기 6만1,000호에서 3분기 7만4,000호까지 급증했다가 4분기 4만6,000호까지 빠졌다.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제외한 가계대출만 보면, 4분기 잔액이 1,807조 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10조6,000억 원 증가했다. 주담대 잔액(1,123조9,000억 원)이 11조7,000억 원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신용 대출 등 기타 대출(683조1,000억 원)이 1조2,000억 원 줄었다. 판매신용 잔액은 120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분기별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을 보면 1분기 187조4,000억 원에서 4분기 196조3,000억 원까지 점차 증가해왔다.
한은은 "가계부채 비율의 점진적 하향 안정화라는 정부와 한은의 목표에 부합하는 흐름"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0.8%로, 이를 80% 수준까지 내리는 게 정부의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