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타임즈 = 이효주 기자 |
국내 4대 금융지주사가 지난 한 해 16조원이 넘는 순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증가세가 지속된데다, 예대금리차에 따른 이자이익 확대 등으로 역대급 실적을 낸 것으로 분석됐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총 16조4196억원이었다. 전년(14조8908억원) 대비 1조5288억원(10.3%) 증가했다. 종전 최대인 2022년(15조4904억원)과 비교해도 9292억원(6%) 늘었다.
금융사들이 역대급 순익을 낸 것은 이자이익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은행이 두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3.50%에서 3.00%로 인하했지만, 금융사들이 가산금리를 올려잡으면서 큰 폭의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제한됐다. 이런 가운데 대출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이자이익을 끌어올렸다. 이에 지난해 4대 금융사의 총 이자이익은 41조8760억원에 달했다.
비이자이익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줬다. 유가증권 이익이 개선된데다 WM(자산관리) 성장에 따른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 등도 증가한 덕분이다. 지난해 4대 금융의 비이자이익 규모는 10조9390억원으로 2023년(10조4947억원)보다 4443억원(4.2%) 가량 늘었다.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순이익 규모를 전년 대비 10% 이상 늘리며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올렸다. 지난해 가계와 기업 대출이 모두 성장해 이자로만 42조원의 이익을 거둔 결과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극심한 내수 침체, 가계대출 억제 정책 등으로 인해 올해는 실적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지주들은 올해 외형적 성장보다 건전성 관리 등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경영 전략을 세우고 있다.
4대 금융지주가 최대 실적 기록을 세웠지만 지난해 순이익 규모는 실제보다 더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지주 산하 은행들이 지난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보상을 위해 약 1조원을 일회성 비용을 지출했기 때문이다. 정부 압박으로 인한 ELS 손실 보상이 없었다면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 규모가 17조원을 훌쩍 넘겼을 것으로 추산된다.
최대 규모의 실적에도 4대 금융지주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작년과 달리 올해는 실적 성장을 장담할 수 없어서다.
특히 지난해 호실적을 이끌었던 대출자산 성장세가 정체된 점을 금융지주들은 우려하고 있다. 4대 금융지주의 원화 대출자산은 2023년 말 1206조5644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1296조7606억원으로 7.5% 늘었지만, 4분기엔 1288조1342억원으로 0.7%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