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타임즈 = 이효주 기자 |
2020년 코로나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사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미국발(發) 고금리 충격이 더해지면서 금융 비용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나 사업자들의 의지가 꺾였다. 정부에서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지금껏 내놨던 규제 완화 방안들 역시 여야 갈등으로 후속 입법에 차질을 빚으며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최근 주택 공급이 얼마나 부진한지는 수도권 재건축·재개발 현장이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수익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서울 및 인접 지역에서조차 치솟은 비용 때문에 조합과 건설사가 갈등을 빚거나, 공사가 중단되는 현장이 속출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주택 공급 지표가 지금처럼 저조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사상 최악의 공급 대란마저 우려된다”며 “정부는 특단의 대책을 내고, 여야도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례로, 은평구 대조1구역은 공사비 증액 갈등과 조합 내분으로 인해 올해 1월부터 4개월째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2021년까지만 해도 서울 재건축·재개발 공사비는 3.3㎡(1평)당 500만~600만원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최소 8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이 넘게 든다.
통상 민간의 공급이 주춤하면 공공에서 빈자리를 메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주택 공급 부진은 공공에서 오히려 더 심각하다. 올해 1~2월 민간 주택 착공은 3만3406가구로 과거 8년 평균(4만6475가구)에 비해 28.1% 줄었지만 공공 주택 착공은 86.4% 줄었다.
전문가들은 ‘정치 리스크’도 주택 공급의 발목을 잡는 큰 요인으로 꼽는다. 정부에서 주택 공급이나 건설 경기를 정상화하기 위해 내놓는 대책들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자칫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에서 주택 공급이나 건설 경기를 정상화하기 위해 내놓는 대책들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출범 직후인 2022년 8월 ‘270만호 공급 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지금까지 크고 작은 대책을 잇따라 발표했다. 올 들어서만 종합대책을 4번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재건축을 활성화하기 위해 안전진단 시행 시점을 늦춰주거나 지방 건설 경기 회복을 위해 미분양 아파트에 세제 혜택을 주는 등 주택 공급에 도움되는 정책들이 많이 담겼다.
하지만 안전진단 완화 등 정부에서 내놓은 굵직한 대책은 대부분 법 개정 사항인 탓에 국회 협조가 없으면 실현되기 어렵다. 작년 초 정부가 발표했던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 실거주 의무 폐지는 1년 넘게 법 개정이 미뤄지면서 오히려 시장 혼란만 부추겼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