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타임즈 = 이효주 기자 |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 시간) 부동산업체 시티리얼티의 조사를 인용해 뉴욕 맨해튼 소재 트럼프 브랜드 콘도미니엄 7채의 단위면적당 가치가 최근 10년새(2013~2023년) 23%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트럼프 로고를 뺀 4개 건물의 가치는 9% 상승하며 맨해튼 콘도미니엄 전체 시장 가치 상승률(8%)을 넘어섰다.
맨해튼 소재 트럼프 브랜드 콘도미니엄의 부동산 가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2016년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스티브 반 니에워버그 컬럼비아대 부동산학과 교수에 따르면 트럼프 브랜드 콘도미니엄은 1년 전 다른 고급 건물들과 비교해 1%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에 판매됐지만 최근에는 4%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맨해튼의 최고 번화가인 5번가에 위치한 트럼프 타워의 경우 2013년 이후 가격이 49% 폭락했다. 반 니에워버그 교수는 “이번 분석을 통해 (부동산) 가치 하락의 원인이 트럼프 브랜드라는 게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은행과 보험사로부터 유리한 거래 조건을 얻어내기 위해 부동산 등 보유 자산 가치를 허위로 부풀린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10월 사기대출 의혹 관련 민사재판에서 트럼프 브랜드 가치를 코카콜라 브랜드에 빗대며 “나는 내 최고의 자산인 브랜드를 장부에 반영하지도 않았다”며 자산 가치는 제대로 책정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뉴욕맨해튼지방법원은 1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산을 허위로 부풀려 부당 이득을 얻은 점이 인정된다며 3억 5500만 달러(약 4700억 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판결을 내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남이자 트럼프 그룹의 실질적 경영자인 에릭 트럼프는 이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데이터는 원하는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조작될 수 있지만, 우리 건물이 전 세계 부동산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티리얼티는 지난해 맨해튼의 거래액 상위 100개 부동산을 추린 결과 트럼프 브랜드는 47위, 77위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