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타임즈 = 이효주 기자 |
21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한국자산공사(캠코)가 공매에 넘긴 부동산(건물·토지 등)은 2513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낙찰된 부동산은 253건으로 낙찰률이 10% 수준에 그쳤다.
공매 건수는 2021년부터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2021년 1만86건이었던 부동산 공매 건수는 2022년 1만710건, 2023년 1만1827건으로 늘었다. 올해는 이달 들어서만 2513건이 진행돼 현재 흐름대로라면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갱신할 전망이다. 기존 상반기 최대 건수는 2012년 6710건이다.
공매 건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낙찰률은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2021년 71.6%이었던 낙찰률은 2022년 73.2%로 올랐지만 지난해 63.2%로 떨어졌다. 공매를 통해 토지나 건물을 낮은 가격에 매입하더라도 새로운 사업 진행이 어렵고, 수익성도 떨어져 공매 시장에서 부동산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빌라나 오피스텔에 전입자가 있는 경우 공매로 이를 매입하더라도 전입자의 보증금을 인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낙찰가율이 더 떨어졌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역전세와 비아파트 기피 현상 등으로 인해 감정가보다 전세 보증금이 더 큰 경우도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주거용뿐 아니라 공장과 제조업소 등도 낙찰률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국 법원에서 진행된 공장 및 제조업소 경매 2287건 중 745건만 낙찰됐다. 낙찰률은 32.6%에 그쳐 전년 대비 8.9%포인트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경매에 비해 낙찰률이 높았던 공매 시장도 부동산 침체 영향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15~19일 전국에서 4323건의 부동산 경매가 진행됐지만 낙찰건수는 1014건에 그쳤다. 낙찰률은 23.5% 수준이다. 특히 대표적인 재건축 호재 지역이었던 노도강의 아파트는 이달 진행된 60건의 경매 중 6건만 낙찰되는 등 서울 아파트 역시 경매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다른 기업이 공매를 통해 낮은 가격에 토지를 확보한다고 해도 이를 개발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고, 건물 역시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올해도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압류나 대출 연체 등이 늘어나 공매와 경매 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