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타임즈 = 이효주 기자 |
21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한 최 부총리는 선진국의 PF 제도와 우리나라의 PF 제도를 비교하면서 현행 PF 제도의 개선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선진국 PF는 기본적으로 땅은 자기자본으로 사고 건물을 짓거나 사업을 할 때 금융을 일으키지만, 우리나라는 대출을 일으켜 땅부터 산다. 그러다 보니 분양가격이 폭락하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는 구조"라며 "현행 구조하에서는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연구용역을 통해 PF 제도의 근본적인 구조 개선 노력을 병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PF 제도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밝힌 것은 태영건설의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 신청 여파로 볼 수 있다. 앞서 작년 하반기 꾸준히 유동성 위기 지적을 받아왔던 태영건설은 끝까지 "끄떡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다 작년 말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이 국회 문턱을 통과하자마자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부동산업계는 물론 금융시장에도 큰 충격을 줬다.
여기에 채권단 설명회에 구순이 넘은 윤세영 태영 창업회장이 직접 워크아웃 필요성을 눈물로 호소했지만, 태영 측은 워크아웃을 신청하며 내걸었던 자구책 전제조건마저 제대로 이행치 않았다. 이에 건설사 협력업체와 수분양자를 볼모로 잡은 '악마의 눈물'이라는 비난이 난무했다. 그제서야 금융당국은 물론 대통령실까지 태영의 선행자구책 이행을 독촉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정부가 되려 기업에 끌려가는 촌극까지 연출됐다.
이후 태영 측이 일부 자구책 이행과 함께 "더 필요하다면 SBS 지분과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약속하자 일단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과 채권단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에는 합의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제2의 태영건설'이 등장할 수 있다는 불안에 휩싸여 있다. 실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직후 유동성 리스크 위험이 있는 것으로 언급되는 롯데건설과 동부건설 등이 잇따라 "PF 우발채무 관리 문제없다"며 선제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9일에는 역시 유동성 위험군으로 꾸준히 거론되던 신세계건설이 그룹과 금융권을 통해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단 정부는 태영건설 발(發) 불안이 더이상 커지지 않는 선에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최 부총리도 "PF를 갑자기 줄이게 되면 금융시장에 큰 문제가 올 수 있다"며 "충격이 덜하도록 연착륙시키는 게 과제"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