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타임즈=신경원 기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12월 14일 오후 4시 국회 본청 영상회의실에서 ‘스페인 카탈루냐주 보편적 기본소득 시범사업 목표와 전망’ 초청 간담회를 개최했다. 용혜인 의원은 “빈곤과 사회적 불평등이 참사로 이어지는 시대”라며 “이러한 시기에 카탈루냐 시범사업 사무국을 만나고 그 경험을 나눌 수 있어 기쁘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용혜인 의원은 “이번 기본소득 시범사업은 빈곤선 이상의 금액을 지급한다”면서 “단순한 보조금 지급이 아니라 국가가 국민의 생존권을 보장해야한다는 사회적 합의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간담회는 국회기본소득연구포럼,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기본소득정책연구소가 공동주최했다. 발표는 ‘카탈루냐 보편적 기본소득 시범사업 사무국’의 사무국장인 세르히 라벤토스가 ‘카탈루냐 보편적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소개했고,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의 안효상 이사장이 ‘한국 기본소득 운동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안효상 이사장은 “한국의 기본소득은 2009년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결성을 시작으로 2016년 기본소득세계대회 개최를 통한 논의의 전 사회적 확대, 2018년 경기도의 청년 기본소득 도입을 통해 제도화 되는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안효상 이사장은 “지난 대선 이후 기본소득 논의가 쇠퇴한 것처럼 보이지만 경기도 청년기본소득, 지자체들의 농민기본소득, 전남이 준비 중인 학생기본소득 등이 있다”면서 “기본소득은 좁은 의미의 소득 보장 정책을 넘어선 사회적·생태적 전환의 전망을 가능케 하고 제도적 민주주의 하에서 사회 변화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세르히 라벤토스 사무국장은 “빈곤율은 20%에 육박하고 실업률은 9% 이상”이라면서 “기존 사회안전망을 통한 사회적 이전(移轉)이 있었음에도 개선되지 않았다”고 카탈루냐의 경제상황을 설명했다. 라벤토스 사무국장은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은 빈곤의 퇴치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삶을 위한 소득보장 정책으로서의 보편적 기본소득”이라면서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기본소득 도입을 위한 근거를 찾아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전의 기본소득 프로젝트들은 특정 직업군이나 소득군을 대상으로 했고 그 규모도 매우 작았다”면서 “유럽에서 진행된 기본소득 시범사업 중 가장 큰 규모인 이번 실험은 기본소득이 개인과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을 광범위하게 밝혀내고 기본소득 도입의 근거를 마련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카탈루냐주 지방정부가 실시하는 ‘보편적 기본소득 시범사업’은 5천명의 주민에게 2023년 1월 1일부터 2년간 매달 기본소득(성인 800유로, 아동 300유로)을 지급하는 사회실험이다. 800유로는 카탈루냐에서 빈곤상태를 벗어날 수 있는 최소생계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소득 상위 10%에게는 지급하지 않는데, 라벤토스 사무국장은 “이는 실제 기본소득 도입 시 이와 연계되는 조세개혁의 시뮬레이션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스페인의 사회학자 돌로레스 메디나 포사디에르는 “설문을 통해 시민들에게 기본소득의 개념과 그 재원 마련에 대해 설명해주고 나면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면서 “시민들에게 기본소득을 더 많이 알려내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간담회에 참석한 LAB2050의 윤형중 대표는 “경기도의 농촌기본소득 실험은 이제 시행한지 7개월 됐지만 인구유입이 관찰됐다”면서 “오늘과 같은 자리를 통해 더 많은 교류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의 사회를 맡은 오준호 기본소득당 공동대표는“역사적 배경과 정치적 상황이 다른데도 두 나라 모두 불평등 해결의 방법으로 기본소득을 꼽는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소통을 통해 서울과 바르셀로나에서 만나길 기원한다”는 말로 이날 간담회를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