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타임즈 = 이효주 기자 |
올해 미국에서도 부동산 지역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미국의 집값이 전반적으로 느린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여전히 높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주택 가격은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미국 주택정보업체 리알터닷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다니엘 헤일은 1일(현지시간) "느린 집값 상승세가 올해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 미국의 주택 판매는 전년 대비 1.5% 증가한 407만 채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수치는 2013~2019년 연간 주택 매매 평균치인 528만 채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올해 부동산 거래량은 역사적 평균보다 낮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부동산 시장 정체는 상당 부분 높은 집값에 기인한다. 미국 대부분 지역의 주택 가격이 비싸다는 점은 경기 회복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미국의 주택 중간 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약 30%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동안 이뤄진 소득 증가분을 앞지르고 있다.
높은 모기지 금리와 보험료 상승, 재산세 상승 등도 잠재 구매자에게 주택 매수에 대한 어려움을 가중하는 요인이다.
현재 미국의 30년 만기 고정 금리 모기지의 평균 이자율은 6% 후반대다. 주택 구매자들의 심리적 저항선인 7%에 근접한 것이자 지난해 7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서 모기지 금리가 크게 낮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미국 부동산 플랫폼 질로우는 올해 모기지 금리가 하락한 뒤 상승 전환하고 다시 하락하는 등 고르지 못한 경로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변동성은 정권이 교체되는 해에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맞물리며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로스앤젤레스의 부동산 중개인 월터 프랑코 주니어는 "모기지 금리가 약간 낮아진다고 해도 이미 비싼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50만~200만 달러(약 22억~29억 원) 정도의 주택을 찾는 구매자들은 금리 변동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지만 이보다 저렴한 매물을 찾는 매수자들은 금리에 아주 민감하다"며 "보급형 가격대에서 모기지 금리는 정말로 그들을 짓밟고 있다"고 전했다.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미국의 주택 가격이 역사적 평균과 비슷한 2~4%의 상승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올해 주택 시장 분위기는 지역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분석됐다.
해안가에 주로 위치한 고급 부동산 시장은 올해 더 큰 도약을 할 준비가 됐지만 플로리다와 일부 남동부 및 중서부 도시의 집값은 제자리걸음에 그치거나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