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타임즈 = 고순희 기자 |
<연타칼럼>
바야흐로 가을형‘지역축제의 계절’이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유래 드문 극심한 무더위가 물러가고 지역 마다 연례행사 처럼 이번 가을절기에도 각종 지역축제가 동시다발로 개최되고 있거나 진행될 예정이다. 사실, 장소는 달리하지만 매년 1월 1일 0시부터 12월 31일 자정까지 쉼 없이 열리고 있다. 시기적으로는 육 할 이상이 아직도 농경문화의 영향으로 인해 거의 이 가을철에, 특히 10월경에 집중되고 있다.
사단법인 위드더월드가 정부 자료를 인용해 살펴본 바에 의하면, 2024년도 지역축제 계획은 1,170개에 달한다. 연평균 하루에 거의 서너개 이상씩 개최되고 있다. 이 가운데 93.5%가 기초자치단체 주도로 추진되며, 특색있는 축제명도 많고, 성격과 내용도 다종다양하다.
우리나라 지역축제의 유형은 크게 ▸전통역사형 ▸주민화합형 ▸지역특산형 ▸문화예술형 ▸생태자연형 ▸기타형 등 여섯 가지 형태로 나뉘어지고 있다.
다음의 통계에는 기초자치단체별로 개최를 지원하는 단순한 마을행사형이나 지역문화주제형 등 내재적 모임형의 수 많은 지역행사는 제외되어 있다.
지역축제에 대한 소고
지역축제의 개념에 대해, 도날드 게츠(Getz, Donald. Event Management & Event Tourism. 1997년)는 “간단한 주제를 가지고 행사하는 공공의식”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지역축제의 태생은 종교나 지역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개인적인 소비재의 성격 보다는 축제 참가자들에게 소속감이나 예술, 스포츠 등의 특별한 목표를 주지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 공적인 성격의 행사로 규정하고 있다.
참고로, 축제(祝祭)는‘의식이 동반된 제사’이며, 그 기원은 대체로 고대 사회에서 절기별로 변하는 자연이나 농경과 추수를 기념하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통로이다. 시공간의 만남이다. 장벽을 허문다. 공생의 기조가 전제된다. 축제의 유사 용어로는 Festival, Carnival(사육제), 마츠리(祭), 대회(공연), 박람회(엑스포), 올림픽 등이 있다.
각종 자료에 의하면, 지역축제의 추진 목적은 대체로 ▸지역주민의 단합․화목(지역자긍심 고취) ▸전통문화의 계승․발전(특정사항) ▸지역경제 활성화(관광산업형)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지역민의 자발적 결집, 보유 콘텐츠의 창의적 축적(콘텐츠 중심의 스토리텔링화), 다양한 홍보 및 신뢰성 구축의 집적화이다. 지역축제의 주제(관광요소 포함)로는 ▸지역전통문화축제 ▸종합축제 ▸예술축제 ▸기타축제(체육행사 및 오락프로그램 등)한 형태로 구성되고 있다. 혼합과 복합형도 있다.
범위를 축약해 보면, 우리나라 지역축제의 유형은 크게 두 유형으로 구분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나는 지역 내 마을 중심의 단순한 주민화합을 위한 단합교류형이고, 또 하나는 지역기반을 대내·외에 널리 알리려는 지역홍보 수단의 마케팅형이다. 이러한 지역축제는 내·외지인 모두에게 삶의 매우 소중한 유익을 공감할 기회이기도 하다. 내지인은 어렵사리 만든 회합의 장을 위해서, 외지인은 독특한 콘텐츠에 이끌려서, 또는 지역의 특산물이 궁금해서, 해당 지역의 생태자연에 대한 호기심 충족 등 지역의 삶 문화 체험을 위해 래왕하는 경우가 많다. 모두 정적인 지역 공간에 모처럼 만에 생동감이 분출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실제 지역축제 만큼 지역민을 결속시킬 수 있는 여건도 드물고, 소중히 간직해 온 자랑거리를 대외에 널리 홍보할 수 있는 현장 마련도 흔치 않다. 이미 글로벌화한 지역축제도 있다.
대체로 대부분의 지역축제는 1회성 행사가 아니다. 경험이 축적된 지역 지킴이에게는 삶의 활력을 돋울 수 있는 호기이며, 주변 지역과 연계·협력함으로서 지역에 외지인의 머무름 등 시너지 효과도 유발한다. 세계적 자랑거리인 역사문화, 지정학적 환경, 고유한 자연경관, 뚜렷한 사계절 등도 잘 포용하고 있다. 이처럼 활용력을 넓힘과 함께 지역 존속의 내실화 방안도 적극 강구하고 있다. 지금 지역 여건이 ▸나이 ▸생활 ▸기후 ▸디지털시대 등으로 인해 삶의 환경도 급속히 바뀌고 있어서 이의 대비도 많이 하고 있다.
지역축제를 지역 정체성 강화의 기반 확장성 활용으로
하지만, 지역축제를 다녀보면 가끔씩 몇 가지 의문점이 들기도 한다. ▸누구를 위한 행사인가? ▸무엇을 하려 하는 것일까? ▸수고자에 대한 보상은...?
덧붙여서, 때때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접근성 ▸주차 ▸편의시설 등의 환경적 요인과 함께 안내 홍보물(약속)과 달리 ▸행사를 위한 천편일률적 모방형적 진행(보여주기식의 미관과 상투적 연출, 지루한 의전) ▸볼거리·먹거리 등의 난맥상(콘텐츠 빈약) ▸토산품의 신뢰성(불유쾌한 분위기) 등도 방문객을 불편하게 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정작 수혜자는 따로 있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것 같다. 무대출연자, 시설관계자, 뜨내기 등등
따라서 많은 주체(주도자)가 지역축제를 통해 의도한 목적을 원만히 달성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이 있는 것 같다. 당초의 시행 목적과 다르게 전혀 기대하지 않은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사례도 있어서이다. 행사 성격이 정말 모호하거나, 관람객의 홍보성 숫자에만 염두하다 보니 지역의 실제적 내실이 간과되는 실상도 많다. 자연히 보람이나 만족도는 뒷전이 된다.
위와 관련하여 개선책에 대해 좋은 자료가 있어서 공유해 보기로 한다.
국회 자료에 의하면, 지역축제가 지속적으로 존속되기 위해서는 환경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고 있다. 그 구체적 사항을 간략히 정리해 보면 다음의 <표>와 같다.
최근 나들이 환경 욕구가 급변하는 시대에 시의적절한 충족 기회 부여와 여가 선용문화의 융성화에 발맞추어 유구한 역사유적을 지닌 지역특성을 기반으로 하는 창의적 패러다임의 지역문화유형의 창달과 유기적 지역관광자원화의 엔터테인먼트로서 지역축제를 활용해 봄도 좋을 듯 하다. 지역을 특정하는 대표축제 하나쯤 마련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별 보유 자원과 여건을 감안한 고유·독창적 참신한 기획과 짜임새 있는 꾸밈의 설계 등 지역 공동체의 진중한 되새김이 중요하다. 지역발전을 위한 수고와 투자에 대한 가성비도 다른 사안(지원정책)과 견줄 바도 그리 많지 않은 것 같기 때문이다. 잘 만든 지역축제 하나가 지역존속 생동력 기반의 버팀목이 되는 시대이다. 화수분이다.
지역축제는 제작자와 방문자 서로에게 우리의 고유한 삶 흔적 발견의 유익한 기회이기도 하다. 평소 조용하던 지역 공간에 떠들썩한 축하 잔치형의 생동감으로 들썩임이 있는 삶의 현장이다. 만남의 미학이다. 간극이 있다. 즐탁동시. 백지장도 맞들면 더 빛을 발할 수 있다. 지역축제의 찬가로 대신한다.
이번 가을, 분주번잡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지역의 주민이 정성들여 마련한 계절 잔치에 하객으로 발걸음 해서 마음 전환의 기회 가짐을 적극 추천해 본다. 만산홍엽이 그득한 생태자연의 정취와 귓불을 스치는 산산한 갈바람은 덤으로... 찐쌀 같은 삶에서 소소한 오감의 행복을 일순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 같아서이다.
박원호 사단법인 위드더월드 이사 (whpark5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