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타임즈 = 이효주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당 대표 후보는 8일 "당 대표가 돼도 영부인과 당무와 관련해서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는 이날 광주에서 열린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후 기자들과 만나 총선 국면이었던 지난 1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의혹' 관련 사과 의향이 담긴 메시지를 받고도 묵살했다는 논란에 대해 "공사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후보는 "나는 당시 사과가 필요하다는 뜻을 (대통령실에) 전달했고, 그에 따라 큰 피해를 입었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 측은 문자가 오갔다고 알려진 시기 쯤 '공적인 경로'를 통해 김 여사의 사과를 요구했고 대통령실로부터 비상대책위원장 사퇴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채널A에 따르면 김 여사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국민의힘의 총선을 지휘하던 한 후보에게 첫 메시지를 보낸 건 지난 1월 15일이다. 이후 1월 25일까지 김 여사는 한 전 위원장에게 5건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메시지를 보면 지난 15일 김 여사는 한 후보에게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하겠다" "대통령과 전화해 보면 어떨지, 내심 전화 오는 걸 기다리고 있다"며 메시지 두 개를 보냈다. 김 여사가 처음 메시지를 보냈을 시기는 야당에서 김 여사 관련 의혹을 들고 나왔을 때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김 여사 명품가방 의혹 수수와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 의혹을 제기하며 '김건희 특검법'을 국회 본회의에서 단독으로 처리하던 시기다.
아울러 한 후보가 총선 때 영입한 김경율 당시 비상대책위원이 '김건희 리스크' 관련해 대통령실과 김 여사의 입장표명을 요구하던 시기다. 당시 김 전 위원은 "디올백 사건에 대해서만큼은 사과를 대통령이든 영부인이 혹은 두 분 다 같이 입장을 표명하는 게 국민들의 감정과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제안한 바 있다. 이때부터 한 후보와 윤 대통령 사이 기류가 나빠졌다는 관측과 함께 국민의힘 내 내홍설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김 여사는 19일 두 번째 메시지를 보냈다. 김 여사는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 결정해 주시면 그 뜻을 따르겠다. (중략)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한 차례 더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가 메시지를 보내기 전날은 한 후보가 처음으로 명품백 의혹에 입장을 표명한 날이기도 하다. 한 후보는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께서 걱정하실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김 여사에게 잘못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튿날 대통령실은 이 사안의 성격이 '공작'에 있음을 주장하며 한 후보와 반대의 입장을 표명했다.
23일 김 여사는 세 번재 메시지를 보냈다. 김 여사는 "김경율 극단 워딩에 너무 가슴 아팠지만 한동훈 위원장 다양한 의견 말씀이 이해하려 합니다. (중략) 사과 필요하다 하면 단호히 결심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윤 대통령과 한 후보는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현장에서 조우했다.
김 여사는 25일 마지막 메시지를 통해 "큰맘 먹고 비대위 맡아줬는데 충분히 공감됩니다. 제 잘못에 기인해서 그렇게 됐습니다. 미안합니다"라고 보냈다. 하지만 한 전 위원장은 김 여사의 모든 문자에 답장하지 않았다.
이후 김 여사의 메시지를 무시했다는 논란이 일자 한 후보 측은 '사과가 필요하다 하면'이라는 문장 앞에 "위원장님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을 붙여 사과를 하겠다는 취지의 의미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