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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되 범야권 선거연합 위성정당을 창당하겠다... 이재명 입장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잡겠다는 시도인 동시에 명분과 실리를 모두 놓칠 수도 있는 선택인 셈이다.

연방타임즈 = 이효주 기자 |

 

 

오는 4월 총선에서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되 범야권 선거연합 위성정당을 창당하겠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결정은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챙기기 위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소수 정당을 배려했다는 명분도 얻고 야권 통합으로 '반(反)윤석열 전선'을 넓게 펼쳐 접전 지역에서의 승리를 이끌어내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이 대표가 던진 승부수가 묘수가 될지, 악수가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이 대표의 결정을 반대로 말하면 거대 정당에 보통 유리하다고 평가받는 병립형 비례제를 포기한 것이기도 하고, '위성정당 창당을 막고 연동형 비례제를 유지하겠다'는 약속도 절반만 지킨 것이기 때문이다.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잡겠다는 시도인 동시에 명분과 실리를 모두 놓칠 수도 있는 선택인 셈이다.

 

이 대표는 발표 전날 밤까지도 결정을 내리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지도부 한 의원은 "최고위원회가 선거제 결정 권한을 위임한 이후로 이 대표가 정말로 깊게 고민했다"며 "발표 전날까지도 주변에 자문을 구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 대표 본인도 발표 당일 "이 사람과 얘기하면 이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가 저 사람 말을 들으면 또 다른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고심했던 상황에 관해 설명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지난 21대 총선과 대선에서 위성정당 없는 준연동형 비례제를 약속했지만, 막상 22대 총선이 가까워지자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병립형으로 회귀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지역구 의석수가 정당 득표율보다 적을 때 모자란 일부를 비례대표로 채워주는 현행 '준연동형 비례제'는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단순 배분하는 '병립형 비례제'보다 소수 정당에 유리하고 거대 양당에 불리하다.

 

선거제와 관련해 이 대표와 꾸준히 소통해온 한 의원은 "피습 사건 이후로 당 지도부와 강성 당원들 사이에서 총선 승리를 위해 병립형을 채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 대표도 (병립형 회귀로) 조금 기울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주변에서 준연동형을 유지했을 때의 리스크가 오히려 적을 수 있다는 논리로 계속 설득이 있었고 이 대표가 최종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 대표가 실제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수도권의 민주당 한 의원은 "대선 공약의 약속을 일부 이행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지만 민주당이 총선에서 원내 1당이 되기는 사실상 더 어려워졌다고 본다. 통합 비례정당을 잡음 없이 만드는 것도 쉽지 않다"며 "명분과 실리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가 모두 놓치는 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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