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타임즈 = 배지연 기자 |
미역국을 집필한 송현주 작가는 편지쓰기를 좋아하는 소녀감성의 작가이다. 문예창작을 전공하고 역사에 관심이 있어 역사동화를 집필하였다. 송작가의 미역국은 어떠한 색깔로 읽혀질 지, 첫 문장에서처럼 징게 멩게 너른 들녘으로 같이 가보자.
[본문]
하늘과 땅이 맞닿은 서쪽, 징게 맹게* 너른 들녘 땅끝으로 붉은 노을이 드리워졌다.
“엉엉, 엄마한테 갈 거야. 엄마한테 데려다줘엉.”
막내는 엄마가 보고 싶다며 마당에 주저앉아 떼를 썼다. 우애는 어쩔 수 없이 막내를 달래 손을 잡고 집을 나섰다. 우남이도 따라나섰다. 아침을 먹고 일하러 간 아버지와 엄마가 아직 돌아 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고샅*을 내려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초가를 지나자 하시모토 집이 보였다. 하얀 벽돌을 쌓아올린 벽과 붉은색 지붕을 인, 크고 웅장한 집이었다. 가끔 창문 너머로 연초*를 물고 있는 관리인이 보이곤 했다. 이 큰 집을 지날 때마다 우애 가슴은 쿵쾅거렸다. 순사라도 튀어나와 와락 덮칠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런 기분을 떨쳐 버리기라도 하려는 듯 우애는 막내 손을 꼭 잡고 재빠르게 그곳을 지나쳤다. 그때 우남이가 갑자기 침을 ‘퉤’ 하고 뱉더니 냅다 뛰기 시작했다.
들녘으로 향하는 다리를 건너자 넓은 논이 펼쳐졌다. 조금 더 발길을 옮기자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렸다.
“엄마아!”
막내는 엄마가 거기에 있다는 듯 사람들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달려갔다. 급히 뛰다 넘어진 막내가 ‘으아아앙’ 하고 울었다. 얼 른 가서 살펴보니 옷에 진흙이 묻고 손바닥과 무릎에 생채기가 나 있었다.
“아이코, 삼월이네 애들 아녀?”
: 우애, 우남, 막내는 부모님이 일하시는 논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