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타임즈 = 박순응 기자 |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 월북한 미국인의 정체가 폭행죄로 한국에서 붙잡혀 미국으로 옮겨지던 현역 미군 병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부는 자국 장병이 무단 월북했고 북한과 접촉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JSA를 견학하다 무단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으로 건너간 미국인은 트래비스 킹이라는 이름의 20대 초반 미군 이등병으로, 폭행 혐의로 체포돼 한국 감옥에 구금됐다가 최근 풀려났고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텍사스주 포트블리스로 이송될 예정이었다.
실제 그는 공항까지 호송됐지만 비행기에 탑승하는 대신 갑자기 JSA 견학에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구체적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다.
해당 사실을 파악한 미 정부는 현재 북한과의 접촉에 착수한 상태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와 관련, 이날 ‘우크라이나 국방연락그룹 화상회의’ 뒤 국방부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군인 중 한 명이 (JSA) 견학 도중 고의로 허가 없이 (한반도 남북) 군사분계선을 넘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북한이 그의 신병을 확보한 것으로 믿고 있으며 우리 장병의 안녕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북 접촉 창구는 국방부로 일원화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국방부가 북한군과 연락을 취하고 있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상황을 보고받았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면밀히 주시하고 있는 사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국방부가 주무 부서”라고 브리핑에서 설명했다.
미국은 2017년 6월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망 이후 줄곧 북한 여행을 금지하고 있다. NYT는 이번 월북이 2018년 미국 국적을 가진 브루스 바이런 로렌스가 중국에서 국경을 넘어 북한에 들어갔다 억류된 뒤 처음 확인된 월북 사례라고 전했다.
앞서 유엔군사령부는 JSA를 견학하던 미국인 한 명이 무단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이날 밝혔다. 사건 발생 직후 유엔사는 관할 중이던 판문점 견학 프로그램을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