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타임즈 = 박순응 기자 |
미국이 중국을 첨단 기술 패권 경쟁에서, 러시아를 에너지자원 시장에서 고립시키겠다는 이른바 디커플링(탈동조화) 기조가 우방국들의 실리적 행보에 삐걱대고 있다.
미국의 동맹국 또는 미국과 과거에 우호적 관계를 형성했던 국가들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디커플링에서 이탈해 ‘경제적 실리’를 챙기는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디커플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발언하는가 하면 미국의 오랜 중동 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러시아와 함께 산유국들의 원유 감산을 주도했다. 일본조차 주요 7개국(G7)이 정한 러시아산 원유의 가격상한제를 지키지 못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2박3일 일정으로 지난 5일 베이징에 도착한 뒤 중국에 거주하는 프랑스인들과 만나 “우리는 중국과 분리해서는 안 된다. 프랑스는 중국과 상업적 관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별도로 2박3일 일정으로 지난 5일부터 중국을 찾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6일 마크롱 대통령, 시 주석과 베이징에서 3자 회의를 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 자리에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유럽연합의 이익도, 전략적 선택지도 아니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말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싱크탱크 콘퍼런스에서도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실행 가능하지도 않고 유럽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본다”며 “중국과의 디커플링이 아니라 위험 경감을 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외국 정상을 베이징을 벗어난 지역에서 만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회동 장소로 광둥성이 선택된 것도 우연은 아니다. 광둥성은 양국 간 경제협력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이 지역은 중국의 '개혁·개방 1번지'이면서도 중국과 프랑스 교역량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SCMP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의 방중 기업 수행단은 현지에서 이미 20여 건의 사업 계약을 체결해 소기의 성과를 거둔 상태다.
항공기 제조기업 에어버스는 여객기 최종 조립을 위한 두 번째 생산라인을 세워 중국 내 생산능력을 2배로 키운다고 발표했다.또한 엘리제궁에 따르면 프랑스 전력공사(EDF)는 중국핵전집단공사(CGN)와 장기 파트너십 갱신에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