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지난 6일 규모 7.8 대지진에서 생존한 튀르키예인 520만명을 돕기 위해 10억 달러(약 1조 2978억원)를 호소했다고 AP통신이 17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6일(현지시간) 호소문을 발표해 튀르키예에 10억 달러 규모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원 규모를 확대하면) 구호단체가 대지진 생존자에게 식량, 보호, 교육, 물, 대피소 제공을 포함해 정부가 주도하는 구호 노력에 관한 지원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필요성이 엄청나다"며 "지진 생존자는 고통받고 있다.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제 사회가 나서서 우리 시대 가장 큰 자연 재해 중 하나로 꼽히는 지진에 대응해야 한다"며 "이러한 중요한 노력에 충분한 자금을 지원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 "튀르키예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난민이 거주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수년 동안 시리아 이웃 국가에 엄청난 관대함을 보여줬다"며 "세계가 튀르키예 국민을 지지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튀르키예를 향한 지원 호소가 "구호 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튀르키예 정부와 긴밀한 협력으로 고안됐다"면서 "튀르키예는 매우 효율적인 수색 구조와 인도주의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은 튀르키예 지원금이 앞선 시리아 지원금 호소액보다 2배 넘게 많은 이유로 인프라 환경 차이를 꼽았다.
뒤지리크 대변인은 "(금액 차이는) 시리아에서 활동해온 인도주의적 공동체가 이미 잘 구축돼 있었기 때문"이라며 "지진 발생 전 이미 올해까지 시리아에 48억 달러(약 6조2294억원)의 인도주의적 호소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시리아는 튀르키예에는 없는 인도주의적 지원금 항아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위한 긴급 자금 요청은 모두 앞으로 3개월 동안 사용할 분량이다. 장기적인 지원을 위한 새 요청이 뒤따를 것이라고 AP통신은 전망했다.
뒤자리크 대변인은 "유엔은 국제법과 유엔 헌장 안에서 최대한 빠르게 일하고 있다"면서도 "유엔은 다른 구호 기관과는 다르게 종종 정치적 맥락을 의식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내가 원조받고 있다면 모든 게 다 느리게 온다고 느낄 것"이라면서 늑장 지원 비판에 대해 항변했다.
아울러 "회원국이 지진 생존자와 도움이 필요한 수백만 명을 돕기 위해 공공과 민간 부문에서도 연대와 관용을 찾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엔은 지난 14일(현지시간) 강진 피해를 입은 시리아 국민을 위해 3억9700만 달러(약 5153억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