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가 캐나다와 미국 영공을 가로지르는 중국의 고고도 정찰용 풍선을 탐지해 이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2일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보도에 따르면 버스 3대 크기의 중국 고고도 정찰용 풍선이 북미지역 상공을 가로지른 사실이 드러났다.
오는 5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이 예정돼있어 어떤 영향이 미칠지 주목된다. 중국의 정찰용 풍선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풍선이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민감한 장소들을 비행하고 있다고 했다. 풍선은 미 몬태나주 맘스트롬 공군기지에서도 발견됐는데 이곳은 3개의 핵미사일 격납고 중 하나가 있는 곳이다. 지하 격납고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 150여 기가 저장돼있다.
AP통신은 미 국방부가 백악관의 명령이 있을 경우 첨단 스텔스 전투기 F-22 등을 동원해 풍선을 격추할 계획이었다고 했다. 다만 민간인 피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격추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당국이 풍선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며 "현재 민간 항공기가 다니는 경로보다 훨씬 높은 고도에서 이동 중이며 지상에 있는 사람들에게 군사적·물리적 위협을 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미 국방부는 지난 몇 년 동안 비슷한 풍선들이 여러 차례 목격됐다고 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풍선이) 민감한 정보를 수집하지 못하도록 당국이 조치를 취했다"고 덧붙였다.
WSJ은 미 국무부가 "매우 분명하고 엄혹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주미 중국 대사관 고위 관리를 초치했다고 밝혔다.
한편 블링컨 장관의 취임 후 첫 방중 일정을 앞두고 중국의 정찰 풍선이 탐지돼 미·중 외교장관 회담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당초 이번 블링컨 장관의 방중은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양국의 관계 개선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