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의원이 선거 초반 40% 지지율을 넘기며 결선투표 없이 1차에서 당선이 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 김 의원은 나 전 의원을 오차범위 밖에서 크게 앞서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4~16일 국민의힘 지지층 397명을 대상으로 한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김 의원은 35.5%로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김기현 의원의 당심 지지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김 의원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획득해 결선투표없이 당권을 거머쥘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안철수 의원 등 다른 후보들이 맹추격해 결선투표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결선투표는 친윤 후보의 '안전장치'로 꼽혔다. 하지만 친윤 김 의원과 나경원-안철수-윤상현 등 수도권 연대 후보들이 대결 구도를 형성하면서 김 의원이 결선투표에서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기현 의원은 같은 기관에서 실시한 1차(12월 2주차) 조사에서 9.8%를 기록한 이후 10.3%(12월 4주차) → 15.2%(12월 5주차) → 35.5%(1월 2주차)로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약 한 달간 독주 체제를 구축하던 나 전 의원은 22.9% → 26.5% → 30.8% → 21.6%로 하락세를 그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16~17일 여당 지지층 520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당 대표 지지도 조사에서도 김 의원은 40.3%로 1위를 차지했다. 25.3%를 기록한 나 전 의원과의 격차는 15.0%포인트(p)로, 오차범위(±4.3%p)를 크게 벗어났다.
당초 김 의원이 나 전 의원을 앞지르는 첫 여론조사가 나왔을 때 나 전 의원 측은 공정성을 문제삼으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나 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정면으로 대립각을 세운 직후부터 지지율이 크게 빠지는 각종 조사 결과가 쏟아지자 나 전 의원 측은 크게 당황한 분위기다.
여권 내에선 나 전 의원이 지난 17일 자신의 해임을 두고 '대통령 본의'를 운운하면서 "대통령과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사실상 나 전 의원을 비토하는 입장문을 내면서 나 전 의원이 과연 출마를 강행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나온다.
나 전 의원이 출마를 결정한다고 해도 '비윤계' 후보로 낙인 찍힌 이상 압도적 당심을 확보하긴 어려워 보인다. 결선투표제는 과반 이상 득표자가 없을 경우를 전제로 한 제도이기 때문에 지금 같은 추세로 당심이 한 쪽으로 쏠린다면 결선투표제는 의미가 없어진다. 윤심(尹心)을 업은 김 의원이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하게 되면 결선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짓는다.
반면 안 의원 등 다른 주자들이 친윤 결집에 대한 반감을 적극 활용해 반전을 이뤄내면 결선투표를 시행하게 된다. 1차 당원투표에서 50%이상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후보를 놓고 재투표를 실시해 당 대표를 선출한다. 이 경우 경선 3위 득표자에 따라 당 대표가 결정될 확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3위 득표자 표심이 1,2위 후보 중 누구에게 흡수될 지에 따라 결과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초 당락을 가를 중요 변수로 여겨졌던 결선투표는 유승민 전 의원의 불출마 가능성, 나 전 의원과 대통령실 간 대립 등 선거 구도에 변화가 생기면서 큰 의미가 없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고위관계자는 "1차 당원 투표에서 50% 득표를 넘기며 김 의원이 결선 투표 없이 당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