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타임즈 = 고순희 기자 |
2028년 개항을 목표로 건설 중인 울릉공항의 활주로 연장 문제가 울릉 주민들의 생명과 국가의 영토주권이 달린 ‘생존의 문제’로 부각되며 논의가 한창이다. 현재 1,200m로 계획된 활주로 길이를 최소 1,500m 이상으로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활주로 길이 논란, 안전 문제와 직결
울릉공항은 총 사업비 7,688억 원이 투입되어 2028년 개항을 목표로 울릉읍 사동리 가두봉 일원에 건설되고 있다. 공항 건설의 핵심 공정인 '케이슨' 30함 거치는 2025년 4월 29일 완료되었고, 시공사인 DL이앤씨는 최고의 기술로 안전한 공항을 만들겠다고 했다. 하지만 계획된 1,200m 활주로는 소형 항공기 운항만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문제는 당초 50인승 소형 항공기 기준으로 공항 건설이 시작되었으나, 현재는 80인승 대형 항공기로 계획이 변경되었는데도 활주로 길이와 폭은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울릉도는 연평균 강수량이 1,538mm, 평균 강수일수는 144일이며, 연중 강풍 발생일이 140여 일, 안개 40여 일에 달하는 등 전국 최악의 기상 상태를 보이는 지역이다. 특히 울릉도 해역은 최대 순간 풍속 25노트 이상 강풍 일 수가 148일에 달해 항공기 이착륙이 매우 어렵다고 지적되고 있다. 또한 가두봉(196m) 절개로 인해 기존과는 다른 바람 조건이 형성될 가능성도 있어, 현재의 활주로 길이는 대단히 위험한 조건으로 여겨진다. 이에 활주로를 1,500m로 연장하고 종단안전구역 90m를 확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이다.
울릉 주민들의 절박한 외침: 활주로 연장을 위한 노력
울릉공항 활주로 연장 추진위원회(수석위원장 이정태 울릉군 이장연합회장)는 주민들의 생명과 직결된 이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직적이고 다각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추진위는 앞서 활주로 연장에 따른 안전성 확보를 위한 전문 연구용역을 울릉군에 공식 요청한 바 있다. 활주로 연장의 타당성과 필요성을 다각적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전문가 토론회를 열 것을 강력히 건의하기로 했다. 관련 국회의원들과 공동으로 정책 토론회를 국회에서 개최하고, 중앙정부와의 협력 및 제도적 뒷받침을 위한 입법 논의도 병행할 계획이다.
울릉군과 추진위는 관련하여, 지난날 24일 국회를 방문해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과 문진석 의원(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을 만나 울릉공항 활주로 연장의 당위성과 시급성을 설명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추진위는 1,200m 활주로로는 안정적인 항공기 운항이 어렵다는 우려를 전달하고, 활주로 연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진석 의원은 국토위 소속으로서 울릉공항의 안전 운항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에 힘을 보태겠다고 화답했다. 추진위는 앞서 2025년 4월 21일과 22일 국토부와 국회를 직접 찾아 울릉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4,112명의 서명부를 전달하기도 했다.
대규모 결의대회 및 삭발식 등 주민 반발 본격화
울릉 주민들은 2025년 4월 11일과 15일 사동항 여객선터미널 앞에서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고 "활주로 연장 없이 안전도 없다", "활주로 연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간절한 요구를 표현했다. 2025년 5월 21일에는 울릉군민회관에서 범군민 총궐기대회를 열어 중앙정부와 국토부의 활주로 연장 결단을 촉구했고, 이 자리에서 이정태 수석위원장의 삭발식도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이를 울릉군민의 인내의 한계를 넘어선 절규이자 중앙정부에 보내는 최후의 메시지라고 외쳤다. 울릉 주민들의 활주로 연장 등 안전 확보 목소리는 2024년 말 무안공항 사고 이후 시작되었다.
추진위는 울릉공항에 취항 예정인 국내 소형항공사 섬에어의 최용덕 대표와도 만나 활주로 연장 여부가 안정적인 운항과 지속적인 항공편 유치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했다. 또한 2025년 5월 17일에는 독도 현지 퍼포먼스를 통해 활주로 연장의 당위성을 널리 알리는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과장된 공사비 논란도 도마위에 올라
국토부가 활주로 연장에 1~2조 원의 추가 공사비가 든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주민들은 "해저 지형을 파악하지 못한 근거 없는 발언"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대장 김윤배 박사는 국토부의 들쑥날쑥한 발언은 수월하게 나올 수치가 아니라고 지적했으며, 울릉군발전연구소 배상용 소장은 국토부가 근거 없이 과장된 추가 예산 추산으로 연장 의지가 안 보인다고 우려했다.
울릉공항 군사안보적 측면이 더 중요한 필수 핵심 인프라
울릉공항은 울릉군의 접근성 향상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공항이 개항하면 서울에서 울릉군까지 8~10시간 이상 걸리던 이동 시간이 1시간 내외로 단축될 것이다. 이는 수도권 관광객 유치를 크게 늘리고, 응급환자의 육지 수송을 원활하게 하여 울릉 주민들의 고통을 줄여줄 수 있다. 현재는 병원 진료를 위해 육지 병원에 가려면 4~7시간씩 배를 타고 도착하면 한밤 중이라도 1박 3일이 필수적으로 소요된다.
과거 울릉군은 지정학적으로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이동수단은 주로 선박에 의존했고, 날씨 때문에 결항률이 높고 배멀미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아 방문이 쉽지 않았다. 헬기 노선도 몇 차례 시도되었지만 추락 참사 등으로 모두 중단된 바 있다. 울릉공항 건설은 이런 불편을 없애고 울릉군을 찾는 관광객 수를 급격히 늘려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울릉군종합발전계획은 공항의 개항과 100만 관광객 시대에 대비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중장기 미래 비전 전략을 담고 있는데, 공항은 인프라 구축의 핵심 요소로 5년간 4조 9천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계획이다.
더 나아가, 울릉공항은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울릉군 주민의 삶이자 국토를 지키는 방파제와 같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안전하고 실용적인 공항은 지역균형발전을 통해 주민들의 먼섬의 정주 여건을 개선에도 강력한 기반이 될 수 있다.
홍성근 울릉군 공항활주로 연장 추진위원은 "활주로 연장은 허울 뿐인 공항이 아닌, 실용적이고 안전한 진짜 활주로를 만드는 것"이라며 “울릉공항 활주로 연장은 단순한 건설 사업이 아니라 울릉군의 미래 발전과 주민들의 안전은 물론 국토 국경 수호를 위한 생명선”이라고 강조했다.
좁은 오솔길이 위험하다고 하여 넓히거나 개선하여 안전한 도로를 만드는 것처럼, 울릉공항 활주로 연장 역시 울릉군을 오가는 모든 이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자 현실적 대안으로, 정부와 정치권의 신속한 결단과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