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업황이 악화일로 시행사·시공사 신탁사 부동산 개발사업 공급생태계 전반 위협

  • 등록 2025.04.10 21:3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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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순환이 지속되자 정부도 부동산PF 부실을 방지할 수 있는 법령 제정에 속도

연방타임즈 = 이효주 기자 |

 

 

서울 내 주거시설까지 수십차례 유찰이 거듭돼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명단에 포함된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한 오피스텔은 공정율 약 87% 상태에서 공사가 2년째 멈춰있다. 공매에 나와 37억2700만원 감정가부터 시작돼 이후 반값 수준인 18억900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지난달 19일 기준 총34차례나 유찰됐다. 현재는 수의계약자를 찾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매각 추진 PF사업장 현황 리스트’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기준 194개 규모였던 매각 추진 사업장은 3월 말 384개로 급증했다. 여기엔 흔히 ‘알짜 사업장’이라고 불린 강남 소형 아파트를 비롯해 지역 활성화 및 도시 재생 목적의 정비사업장까지 포함됐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역세권 아파트인 강남 월드메르디앙 프레스티지도 미분양이 장기화되며 결국 공매에 나왔다. 29세대 ‘소형 럭셔리 아파트’를 내세웠지만 현재 분양률은 52% 수준에 불과해 시행사가 PF 이자상환 등 자금난을 견디지 못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규모나 자금력을 떠나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3월 말 기준 매각 추진 사업장 현황 리스트에는 서울과 경기권에 소재한 중견 건설사는 물론 시공능력 10위권 안에 드는 대형 건설사의 사업장도 포함돼 있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건설사 1곳이 문을 닫으면 하도급 업체 50여개가 무너질 것으로 추정한다.

 

건설산업종합정보망에 따르면 지난해 부도를 신고(당좌거래정지 당시 폐업 또는 등록말소) 한 건설사는 29개사로, 최근 5년 내 최대를 기록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올해 1~3월 폐업신고한 종합건설업체는 103곳(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으로 3년 전(46건) 대비 2배 넘게 늘었다.

 

시공사의 위기는 시행사·신탁사까지 번져 공사가 진행 중인 다른 사업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부동산 PF 부실로 공사가 제때 이행되지 못하자 NICE신용평가는 지난해 말 코리아신탁의 장기 신용등급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신탁사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책임준공 등 다른 멀쩡한 사업장의 공사 이행에도 차질이 생긴다.

 

모현숙 한국부동산리츠투자자문협회장은 “시장에서는 PF부실 사태로 몇몇 신탁사까지도 도산할 거라는 소문이 흉흉하게 돌 정도”라면서 “재무 상황이 어려워진 신탁사들이 살아남기 위해 입수합병(M&A)까지 하게 되면 신탁사를 끼고 사업을 진행 중인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장들도 속도가 지연이 되는 연쇄효과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고자 국토교통부는 법률제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9월 국회에서 건설경기 회복 방안의 일환으로 ‘부동산개발사업 관리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부동산개발사업관리법)이 발의됐는데, 국정이 마비된 국회서 법률 통과에 시간이 걸리자 하위법령을 조기에 마련하기 위해 긴급용역 발주에 나선 것이다.

이효주 기자 ggulbee95@ne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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