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타임즈 = 이효주 기자 |

30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2022년 말부터 2024년 말까지 6조 4896억 원이었던 공모 대체투자펀드 설정액은 3조 258억 원(국내외 모두 포함)으로 2년여 새 50% 넘게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전체 상품 수도 1326개에서 515개로 절반 넘게 급감했다. 대체투자펀드는 주식이나 채권 등 전통 투자 자산이 아닌 부동산, 인프라, 원자재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의미한다.
저금리 시대 고수익 상품으로 주목받던 대체투자펀드가 저조한 수익률로 투자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와 팬데믹 이후 해외 오피스 공실 급증,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국내외 부동산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된 탓이다. 지난해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하면서 투자 환경이 전보다 나아지고 있지만 이미 주식과 채권 투자로 향한 투자자들을 다시 사로잡기에는 쉽지 않은 모습이다.
대체투자펀드의 부진은 국내외 부동산 시장 침체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저금리 시대 풍부한 자금 유동성을 발판 삼아 활황을 보이던 국내 부동산 시장은 한국은행의 급격한 금리 인상을 기점으로 위기를 맞았다.
한은은 2022년 4월부터 7차례 연속으로 기준 금리를 총 225bp(1bp=0.01%포인트) 인상하며 연 3.5%까지 끌어 올렸는데 이는 2008년 이래 가장 빠른 속도였다. 설상가상 같은 해 10월 레고랜드 사태가 터지며 자금 흐름이 경색되자 국내 부동산 시장은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빠르게 위축됐다.
같은 기간 해외 부동산 시장 역시 코로나19 영향으로 재택근무 수요가 급증하며 위기에 맞닥뜨렸다. 투자 자산인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이 치솟은 탓에 만기에도 약속된 수익은커녕 원금도 보전받지 못하는 경우가 잇달아 발생했다.
대체투자펀드의 위험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은 주식형 펀드로 관심을 돌렸다. 특히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신산업에서 압도적인 경쟁 우위를 점하며 주요국 시장 대비 월등한 수익률을 보인 미국 증시에 주목했다.
주식과 함께 채권형 펀드도 덩달아 인기를 모으는 점도 대체투자펀드 입장에선 마이너스다. 채권형 펀드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기준 금리 인하 사이클 도래 수혜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대체투자펀드를 대신할 투자 상품으로 떠오르며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24일까지 국내외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4조 1344억 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