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타임즈 = 이효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140분간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고개를 숙여 국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 차례 담화와 기자회견을 진행했지만, 국정 운영에 대해 직접 고개를 숙인 적은 없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대통령실 브리핑룸에 입장해 테이블에 앉았다. 기자들은 윤 대통령이 앉은 테이블을 둘러싸고 맞은편에 착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진행하겠다"며 자리에서 한 걸음 나와 선 채로 1초가량 고개를 숙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정 갈등 심화에 대한 해법으로 "같이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관계가 좋아질 것"이라면서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정부·여당이 국정운영의 양 수레바퀴이자 공동운명체인 만큼 집권 하반기를 맞아 국정성과를 내기 위한 다양한 정책에 강공 드라이브를 거는 과정에서 현재의 갈등 양상이 자연스럽게 조율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 "그냥 만나서 얘기하면 계속 쳇바퀴 도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연이은 한 대표의 고강도 인적쇄신 요청에 대해 윤 대통령이 이날 일부 수용의사를 공개하면서 앞으로 다양한 당정 간 쟁점현안을 두고 '스텝바이스텝'(Step by Step) 방식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여당 내에서 친윤석열계·친한동훈계로 계파가 나뉘는 것에 대해선 "과연 그렇게 뭐 딱 존재하는지 의문"이라며 "저는 그렇게 민감하게 보지는 않는다.
윤 대통령은 또 한·미·일 안보 협력에 대해서는 “지금 미국의 행정부가 바뀐다고 해서 100% 다 바뀌는 것은 아니다. 현재 잘 가동되고 있는 협력을 앞으로도 잘 유지해 갈 것으로 생각한다”며 “특히 연합 군사 훈련에서 실기동 훈련이 매우 중요한데, 책상에서 하는 훈련과 달리 여러 무기체계를 직접 쓰고 군사 정보도 많이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1기 때보다 한층 높아진 안보 위기 속에서 미국이 한국과 군사 분야의 협력을 중요시 여길 것이란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자가 과거 비핵화를 위해 노력했는데, 북한이 지금 이룬 핵 고도화에 크게 실망했을 것이라 짚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핵 미사일 관련 여러 기술의 세밀함을 나날이 향상시키고 있기 때문에 아마 (트럼프 대통령은) 곧 안보 브리핑부터 제일 먼저 받을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전쟁 상황뿐 아니라 트럼프 1기 때보다 발전한 북한의 핵 기술과 역량 현황 등을 보고받고 나면 일본의 이시바 총리와 함께 만날 기회가 올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