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결산] '변방'으로 밀린 한국야구, 3년 뒤 대회가 더 걱정

  • 등록 2023.03.14 10: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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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일본에 연패하며 3연속 1R 탈락 수모
세계야구와 수준차 절감, 세대 교체도 실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6년 만에 개최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특징 중 하나는 절대 강자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A조는 5개 팀이 물고 물린 끝에 모두 2승2패로 동률을 이뤘고, C조에 속한 '야구 종주국' 미국은 멕시코에 덜미를 잡혔다. 여기에 사회인 야구팀인 체코도 B조에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쳐 화제를 모았다.

각 대표팀이 진일보하면서 세계야구 평준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한국야구만은 뒷걸음질 치는 모양새다.

2006년 4강, 2009년 준우승 등 과거의 영광에 갇힌 한국은 3개 대회 연속 1라운드에서 탈락하는 등 퇴보하고 있다. 세계야구 수준과의 차이가 점점 벌어지고 있어 다음 WBC에 대한 걱정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번 WBC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쟁력을 잃은 한국야구는 국제대회에 나갈 때마다 부진을 반복하고 있다.

2015년 프리미어12 정상 등극한 뒤 10년 동안 한국 야구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13년과 2017년 WBC에서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선 6개 팀 중 4위에 그쳐 빈손으로 귀국했다.

준우승과 함께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따낸 2019년 프리미어12에서는 일본, 대만에 완패를 당했다.

10년 동안 발전 없이 내부가 곪아가던 한국야구는 어떤 대처도 하지 못했고, 결국 이번 WBC를 통해 형편없는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는 투수, 세리머니를 하다 황당하게 아웃되는 타자 등 기본기가 안 돼 있었다. 여기에 엉성한 수비로 분위기가 깨졌고, 집중력이 떨어져 엉성한 베이스러닝으로 흐름을 살리지 못했다. 벤치는 마운드 운용에 의문을 자아냈고, 선수단 컨디션 관리에도 허점을 드러냈다.

억대 연봉은 기본, 100억대 장기 계약까지 맺은 프로선수들이 생업을 하면서 야구를 하는 체코 선수들보다 못한 수준이었다.

대표팀은 성적과 함께 세대교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했지만 모두 놓쳤다. 큰 기대를 받았던 영건들은 하나같이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였다. '예비 빅리거' 이정후 정도만 분전했지만 그를 받쳐줄 수 있는 젊은 선수들이 없었다.

국제 경쟁력을 잃은 한국야구는 내수 종목으로 전락했다. 이정후까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 KBO리그를 대표할 '슈퍼스타'도 없어진다. 야구계가 머리를 맞대고 리그의 내실을 다져야 할 때이지만 단기간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야구 변방으로 밀린 한국이 다시 야구 강국이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거릴지 모른다. 아니, 그날이 안 올 수도 있다.

다음 WBC는 2026년에 열릴 예정이다. 계속 세계야구와 수준 차이가 벌어진다면, 3년 뒤에도 한국야구는 또 큰 웃음거리로 전락할 것이 자명하다.

 

김문수 국장 moonsu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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