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의 파격 '재테크 조언'…"부동산 불패, 다시 생각해야"

  • 등록 2023.03.08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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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총재, 기준금리 결정 쉬어가는 3월 생방송 토론회 참석
청년들에게 "부동산 투자, 고령화 따져야" "이자는 능력에 맞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부동산이 계속 대마불사인 상황인 가운데 이제 부동산 불패를 다시 생각할 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동산이 계속 대마불사, 불패인 상황에 있어서 부동산 투자는 성공한다는 견해가 잡혔는데, 고령화를 고려하면 과거 추세가 계속된다는 생각은 다시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8일 한은에 따르면 이 총재는 전날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결정을 쉬어가는 3월에도 마이크를 잡고 거리낌 없는 시장 소통을 이어갔다.

 


그는 오는 4월 기준금리 결정에 관해서만 언급한 것이 아니라, 청년층에게 직접 재테크 조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한 이유부터 차기 금리 결정의 주요 변수까지 하나하나 설명했다.

이 총재는 2월 기준금리 동결에 대해 "만일 경기를 정말 걱정했으면 금리 인하를 얘기했을 것"이라면서 "지금은 더 올리느냐, 서냐는 상황이기에 경기보다 물가를 우선 고려하고 금융안정을 고려했다고 해석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음 달 11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는 물가와 함께 환율, 주요국 통화정책이 주요 변수라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물가는 지금까진 한은이나 금통위가 생각한 물가 하락 경로에 부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고민해야 할 것은 부수적으로 여러 금융안정, 특히 환율을 통한 금융안정"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의 이번 토론회는 역대 한은 총재들이 주요 현안에 대해 언급을 꺼려 왔다는 점에서 또 한 번의 파격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4월 취임한 이 총재는 지금까지 거리낌 없는 공개 소통 행보로 눈길을 끌어 왔다.

이달은 금통위가 열리지 않는 휴지기여서 보통 총재는 공개 마이크로 발언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총재는 토론회에 참석함으로써 소통의 끈을 놓지 않은 것이다.

그는 '집값의 절반을 대출 받아 서울에 내 집 장만을 하려는 자녀에게 어떻게 조언할 것이냐'는 물음에 우선 "자제분 소득이 어떻게 되느냐"고 재치를 섞어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계속 부동산 대마불사, 불패이고, 계속 올라오는 상황에 있었기에 부동산 투자는 성공한다는 견해가 잡혀 있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부동산을 재태크 대상으로 생각하는 분이 많다"면서 "부동산 외 다른 투자 대상이 많지 않은 우리나라 상황이 그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이어서 이 총재가 지적한 문제점은 부동산 투자를 미래에도 지금처럼 생각하기엔 대한민국의 앞길이 매우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이 총재는 "고령화 등을 고려 시 과거 추세가 미래에 계속될 거란 생각은 다시 고민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세계 1위 수준의 저출산·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사회다. 미래에는 주택 수요 위축이 우려되는 반면에 집을 살 정도의 자금력을 지닌 대체 수요층이 등장할지는 결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이 총재는 젊은 이들에게 '능력에 맞는' 차입을 권장했다.

그는 "이자율 등을 고려할 때 젊은 사람이 자기 능력에 맞는 고민을 하고 신중히 자산 운용하는 것을 권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청년들 사이에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인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투자 대상으로 여러 위험이 있는데 전 국민의 16% 정도가 암호화폐 계좌를 가진 것은 우려가 크다"고 평가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이 총재의 재테크 조언이 작년에 들어맞은 적 있다는 사실이다.

이 총재는 지난해 10월 기준금리 빅 스텝(한 번에 0.50%포인트 인상)을 밟은 뒤 기자 간담회에서 원·달러 환율이 고점에 달했음을 시사하며 "자산운용을 해 본 사람으로서 환율이 이런 수준일 때 1~2년 내 돌아올 걸로 생각지 않고 해외 위험자산에 계속 투자하는 것은 상투를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 경고는 실제 10월 환율이 연고점으로 확인되면서 현실로 드러났다.

이 총재는 앞선 과거에도 청년들에게 '과거의 믿음'에 기대어 경제 활동을 하지 말 것을 권유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7월 기자 간담회 당시 청년 영끌족에 대한 조언으로서 "금리 상승 국면을 통해 부동산, 주식 가격이 조정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 아래 발언을 남겼다.

그러면서 "청년층에게 중요한 메시지는, 지금 20·30대는 경제생활을 시작한 이후 한 번도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경험한 적 없는 분들이다. 저희 세대만 해도 70년대를 겪었기에 인플레이션과 함께 살았다. 교과서에도 인플레이션이 먼저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세대는 아마 집을 살 때 3% 이자율로 돈을 빌렸다면 평생 그 수준으로 갈 거라 생각하고 사셨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가정은 변할 수 있다. 고물가 상황이 이번 사태를 지나면서 얼마나 오래 갈지 불확실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문수 국장 moonsu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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