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피살에 지원은 상담 5번이 전부…피해 유족 위한 재단 만들 것"

  • 등록 2023.03.07 11:07:31
크게보기

온도니쌤의 '용기 있는 고백'…"커뮤니티 만들어 아픔 공유하고 지원"

 

 

끔찍한 일가족 살인사건이 6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그날의 기억은 여전히 온도니쌤(유튜버·34)을 괴롭히고 있다.

온도니쌤은 2017년 부모님과 동생을 모두 잃었다. 끔찍한 살인사건의 범인이 오빠라는 사실이 더 힘들게 했다. 온도니쌤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김성관 사건'의 피해자다.

온도니쌤은 친아버지는 김씨의 어머니와 재혼했다. 얼마 후 남동생이 생겼고 가족은 모두 5명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김씨는 부모님과 남동생을 살해한 후 어머니 계좌에서 1억1800만원을 빼낸 뒤 뉴질랜드로 달아났다. 출국 80일만에 붙잡혀 강제송환됐고 김씨에겐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범행을 공모한 김씨의 아내 정모씨(39)는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살갑게 대하지 못했던 아빠를 향한 미안함, 돈 때문에 일가족을 살해한 새오빠에 대한 원망이 뒤엉켰다. 모든 것을 혼자 책임지고 견뎌야 했던 사후 처리와 주변인들로 인한 상처는 6년 만에 아물기엔 너무 컸다.

온도니쌤은 다시 꺼내고 싶지 않은 기억을 지난달 25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자신을 괴롭힌 아픈 기억을 털어놓고 벗어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나와 같은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요."

온도니쌤이 용기를 내 자신의 아픔을 고백한 진짜 이유다.

온도니쌤은 "(사건 이후) 국가가 상담 다섯번을 지원해 주는 것이 전부였다"며 "모든 사후 처리의 책임과 슬픔을 혼자 감당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빠를 애도할 시간도 슬퍼할 시간도 없었어요. 누구의 도움도 없이 슬픔을 회피만 하다 보니 치유가 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유가족을 위한 재단을 만들어 같은 아픔을 겪는 사람들에게 온전히 애도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상주·사망신고·재산처리 등 모두 내 몫…1년간 매일을 술로 보냈다"

가족이 살해된 후 1년간 매일을 술을 먹고 울었다. 상주로 장례를 치른 뒤 사망 후 처리를 하는 동안 사건의 기억을 자꾸 떠올려야 했기 때문이다.

매일같이 가족의 신상을 정리하면서 자신이 가족 구성원임을 증명하는 것 또한 그에게는 큰 고통이었다.

온도니쌤은 "이혼 가정이다 보니 새어머니 등본에 내 이름이 나오지 않았다"며 "어머니쪽 재산을 정리할 때마다 기억하기 싫은 사건 내용이 담긴 법원 판결문을 각 기관마다 제출해야 했고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뉴스에선 매일같이 사건 관련 보도가 나오는데 정작 나를 도와주는 사람은 없었다"며 정부 지원제도의 허점을 지적했다.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가 슬픔을 잊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일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이전부터 해오던 필라테스를 기반으로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사람들과 만나면서 5년의 시간을 버텼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애써 모른척했던 우울증이 최근 다시 심해졌다. 그리고 이제는 그 사건을 제대로 짚고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랜 고민 끝에 유튜브를 통해 자신이 겪은 일들을 담담히 고백했다.
 

 

◇"불안해도 괜찮아…커뮤니티 만들어 아픔 공유하고 지원할 것"

살인사건 유가족은 생각보다 많았다. 온도니쌤은 "영상을 올리고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경험을 겪었다며 위로의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유족들은 여전히 자기 연민에 빠져 나처럼 세상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고 있더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결국 슬픔은 사람들에게서 치유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가진 재능을 통해 이들이 한데 모여 세상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명을 '불안해도 괜찮아'로 바꿨다. 힘들 때마다 항상 스스로 되뇌던 말이다.

온도니쌤은 "우리는 모두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겪은 피해자"라며 "나와 같은 사람들이 애도할 수 있는 시간, 슬픔을 위로받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앞으로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김문수 국장 moonsu44@naver.com
[저작권자ⓒ 연방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회사명: 연방타임즈 (우) 04545 서울시 중구 창경궁로 5다길 18, 3층 | 대표전화 : 02-2273-7778 (우) 42113 대구광역시 수성구 청수로45길 48-9, 2층 | 대표전화 053-743-5700 | 팩스 : 02-6499-7210 제호 : 연방타임즈 | 등록번호 : 서울, 아 55175| 등록일 : 2021-07-30 | 발행일 : 2021-07-30 | 발행인 : 이광언 | 편집인 : 신경원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원호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신경원 | 053-743-5700 | skw365@naver.com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연방타임즈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Copyright ⓒ 연방타임즈 All rights reserved. 제보메일 : skw36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