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전기 세단 아이오닉6가 미국에서 정식 출시된다. 이르면 내달부터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한국에서 생산된 차량으로 미국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는 배제돼 판매에는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현대자동차 미국 판매법인(HMA)은 23일(현지시각) 아이오닉6의 현지 판매 가격과 트림(세부사양)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판매 준비에 돌입했다. 아이오닉6 미국 판매 모델은 배터리 용량이 53KWh와 77.4KWh 두 가지로 나뉜다.
가격이 가장 저렴한 트림은 53KWh 용량의 배터리 팩을 탑재한 아이오닉6 스탠다드레인지 모델로 생산자권장가격(MSRP)이 4만1600달러(약 5400만원)부터 시작한다. 77KWh 배터리의 롱레인지 모델 가격은 4만5500달러(약 5900만원)부터로 책정됐다.
미국 출시 아이오닉6의 가장 비싼 트림은 듀얼 모터 방식의 리미티드 모델로 가격이 5만6100달러(약 7300만원)부터다. 현대차는 올봄 리미티드 모델을 우선 출시하고, 나머지 트림은 올해 여름 출시할 계획이다.
아이오닉6는 현대차가 지난해 7월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한 중형 전기 세단이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탑재한 둘째 모델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아이오닉6 출시로 미국에서 아이오닉5·코나일렉트릭에 이어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했다.
E-GMP 적용 1호인 스포츠실용차(SUV) 모델 아이오닉5는 지난해 미국에서 2만2982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현대차 미국 전체 판매의 3.2%를 차지할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해 8월부터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판매량이 줄고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를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했는데, 북미 이외 지역 생산 전기차를 7500달러(약 970만원의)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는 IRA로 충격을 받았다. 실제로 아이오닉5는 지난해 6월 3000대 가까이 팔렸으나 IRA 시행 이후 월간 판매 대수가 2000대 밑으로 떨어졌다.
역시 한국에서 생산되는 아이오닉6의 올해 미국 판매 대수도 제한적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오닉6의 미국 공급은 판매 초기 극히 한정적일 것"이라며 "최근 경쟁자인 미국 테슬라의 가격 인하 등으로 판매 대수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는 전기차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해 IRA를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미국 조지아주에 연 생산량 30만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 공사를 시작했다. 현대차는 2025년부터 이 공장에서 아이오닉5·아이오닉6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후 앞으로 출시될 아이오닉7이나 기아의 EV6 등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지난 21일 미국 앨라배마 기존 공장에서 미국 내 첫 전기차 생산모델인 제네시스 G70 일렉트리파이드를 출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