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서민들이 고율의 이자부담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와중에도 금리 올려 부담을 가중시키는 카드사들이 있다.
4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사용 중인 카드사로부터 리볼빙 금리가 18.5%,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가 19.9%로 각각 상향됐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고객상담센터 번호가 함께 안내됐지만 이자율이 올라간 이유는 함께 설명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고금리로 역대급 실적을 낸 은행의 '돈(성과급) 잔치'를 정면으로 비판하자, 은행권이 대출금리를 잇따라 내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사의 성과급과 관련한 성과보수체계를 들여다볼 계획이다.
하지만 중·저신용자 등 취약차주들이 주로 이용하는 카드사의 대출금리는 여전히 법정 최고금리(20%)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카드사들은 자금조달 환경 악화로 인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 차원이라고 항변하지만, 최근 여전채 금리가 고점 대비 2%포인트가량 떨어졌음에도 금리 수준은 요지부동이거나 외려 오름세를 보였다. 은행과 마찬가지로 과점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카드업계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전날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신규 코픽스가 석달 만에 4%를 하회하며 주요 은행들의 변동형 대출금리도 이날부터 하향 조정됐다. 코픽스는 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KB국민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연 5.43~6.83%에서 4.96~6.36%로 떨어졌다. 우리은행의 변동형 상품은 연 5.89~6.89%에서 5.42~6.42%로 하향 조정됐다. 전세대출과 일부 신용대출 상품 금리도 함께 떨어졌다. KB국민은행의 전세대출은 이날 연 5.14~6.54%에서 4.67~6.07%로 하락했다.
이에 반해 카드사들의 '이자 장사'는 여전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