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로 잿더미가 된 서문시장4지구가 6년만에 부활의 몸짓을 하자 상인들과 함께 시민들도 기대감에 부풀고 있다.
15일 서문시장 4지구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에 따르면 지난 9일 4지구를 새로 지을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냈다. 오는 17일 현장 설명회를 거쳐 내달 10일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조합측은 지난 2016년 11월 한 밤중 화마가 할퀴고 가면서 엄청난 피해를 남긴 이후 코로나 19와 경기 침체 등으로 가건물에서 힘겨운 장사를 해온 상인들은 더할 나위 없이 반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관리처분 절차와 함께 사업승인을 획득해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엔 공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공사 기간은 2년으로 잡고 있다.
4지구 신축 건물은 서문시장 안 4천735㎡(1천432평) 부지에 지하 4층, 지상 4층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점포만 최소 800개 이상 들어선다. 공사비는 4지구 점포주들이 전액 부담한다. 구체적 공사 금액은 시공자 선정 후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4지구는 화재 전까지만 해도 서문시장 상가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며, 주로 옷과 이불류 등을 취급했다.
그러나 화재로 한 순간에 폐허로 변했다. 상인들 상당수는 대구시가 마련한 대체 상가(베네시움)에 입주했으며, 일부는 4지구 건물이 철거되고 쳐진 휀스 담벼락에서 임시 가판대를 노점 영업을 이어갔다.
대체 상가는 상권이 예전만 못해 매출이 저조했고, 노점은 비가 내리고 궂은 날씨와 한 겨울·여름엔 냉·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
이날 서문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4지구 신축 소식에 화색이 돋았다. 노점을 운영 중인 김모(50)씨는 "공사장처럼 쳐진 휀스에 붙어 장사를 하면서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는데, 이제 희망이 보인다"며 활짝 웃었다.
시민 조모(68)씨는 "4지구에서 딸 혼수 이불을 사던 때가 아직도 눈에 선하다. 새 건물과 시설이 기대된다"고 했다.
화재 이후 6년이란 시간이 걸린 건 교통영향평가가 유보되는 등 각종 심의와 승인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4지구 진·출입로를 놓고도 상인 간 찬반 입장이 엇갈리면서 시간을 보냈다. 결국 기존 서문시장 주차빌딩으로 진·출입로를 내는 방안으로 교통평가를 통과했다.
조합측 관계자는 "4지구는 '한강 이남 최대 장터'인 서문시장에서도 최고 규모와 명성을 자랑하던 곳"이라며 "완공되면 새 명물이 돼 서문시장 전반에 활기를 되찾는 중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섬유 원단과 의류·침구류 등을 취급한 4지구는 2016년 11월 전기 합선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 점포 839곳이 전소돼 460억여원의 재산 피해를 내면서 서문시장 역사상 손에 꼽을 사건으로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