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의원의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전당대회 구도가 김기현-안철수 의원 2파전으로 압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18일 여권 관계자들은 전날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나 전 의원의 해임에 대해 이례적으로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고 밝힌 데 대해 "사실상 윤심이 떠났다는 확인사살"이라는 평가가 다수다.
당내 초선의원 40여명이 나 전 의원 비판 성명서를 낸 데 이어 재선의원들도 집단행동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히면서 나 전 의원의 당권 도전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 전 의원의 당대표 후보 지지도가 급락한 점도 주목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 중 여당 지지층 397명에게 당대표 적합도를 물은 결과 나 전 의원은 21.6%로 2위를 차지했다. 직전 조사(12월27~29일) 30.8%에서 9.2%포인트 내렸다.
반면 윤심을 얻은 김 의원의 지지도는 3주 전 15.2%에서 35.5%로 20.3%포인트 급등했다. 안 의원의 지지도는 19.9%로 0.4%포인트 떨어져 3위를 기록했지만, 나 전 의원과의 차는 오차범위 내인 1.7%포인트에 불과하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나 전 의원이 김 의원에 오차범위 밖에서 고전하는 결과가 나왔다. 뉴스핌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15~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의힘 지지층 430명에게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물은 결과 김 의원이 35%로 1위를 차지했다. 나 전 의원은 23.3%로 2위로 나타났다.
당 안팎에서 비판이 거세지는 데다 당심마저 돌아서는 양상을 보이자 나 전 의원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 전 의원이 이날 오후 김기현·윤상현 등 당권 주자들이 참석하는 대전시당 신년 인사회에 불참하기로 결정하면서 그런 기류가 굳혀지는 분위기다.